요즈음 운전할 일이 일주일에 한번은 생겨 자동차보험도 들고, 운전자 보험도 들고.. 그리고 하이패스 카드 충전을 하고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하이패스 카드는,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선불 하이패스 카드. 자동충전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매번 운전 할 때마다 GS25와 CU.. 그리고 ATM기를 찾아 헤멘다.
매번 가장 저렴하게 이용해도 고속도로 하나는 무조건 거쳐야하기 때문에, 사실 편도 운행만 해도 3200원이 기본적으로 빠져나가는데, 잘못해서 무료도로 안타고 경인고속도로를 타면 900원 추가..
나 같은 사회 초년생 계약직 나부랭이에겐 무조건 큰 액수다.
그리하여.. 매번 하려고 하려고 하다가 못한 하이패스 카드 자동충전 등록.
오늘 하기로 큰 맘 먹고 시도해봤다.
첫번째.. 자주 이용하는 웨일 브라우저로 셀프 자동충전 신청 란에 들어가 도전해봤다.
그러나 이게 무슨..?!
버튼 하나 누르자마자 보이스피싱 사이트마냥 불안한 문구가 출력됐다.
3...32비트 익스플로러..??
그래.. 문구만 그모양일 수 있지..
다시 진정하고 계속 진행했다. 나는 전 세계적으로 몹시 호환성이 뛰어난 크롬 기반의 브라우저를 사용중이니까.
일단 저 화면이 출력되었으니 가능은 하겠구나 생각했다. 첫번째..
세상을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그것도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는 성실한 사람들도 이 화면을 보면 책상을 내리치고 싶어질 것이다. 이름하야 미친듯이 거창한 본인인증. 굉장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본인인증을 하라는 화면에선 저렇게 문자로만 인증하지 않고 QR코드 간편인증 등 사전에 등록해놓은 빠른 방법을 너무도 당연히 지원한다.
하지만 32비트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멋쟁이 웹사이트인만큼, PC 상에서는 무조건 문자 인증만 가능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저 인증을 진행하면 성별, 성명, 생년월일 란엔 정보가 자동으로 기입이된다.
하지만 이 즈음에서 방심해서는 안된다.
그 다음 남은 것은 결제할 계좌를 인증하는 것..!
물론 신용카드도 가능하다. 시도는 하지 않았지만 오로지 신한카드만 가능하다. 그리고 분명히 카드로 결제할 시엔 국가적으로 망한 ActiveX를 몹시 권장하는 웹사이트의 특성상 이니XX페이.. 등의 음식물쓰레기가 갑툭튀할 것이 뻔했다.
다행스럽게 결제해야할 계좌를 선택하고 ARS 인증을 시작한다.
조그마한 창이 나와 2자리 인증번호와 인증 시작버튼이 나온다. 무쟈게 올드한 느낌의 UI로.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이니..
시작버튼을 누르면 본인인증된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오는데, 전화 오자마자 다이얼 키로 두자리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ARS 안내음성이 말 많이 안하고 바로 인증된다.
간혹 은행이나 관공서, 일반적인 쇼핑몰 등 음성ARS를 이용할 때 굳이 자기 말을 끝까지 들어야만 다음 메뉴로 넘어가주는, 무조건 내 말은 하겠다 식의 탱크같은 업체가 있다. 하이패스는 그정도까진 아닌 듯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자동충전이라고 써져있잖아.. 근데 왜 저게 일반 선불카드야..
뭔가 다르긴 하다. 하지만 찾아봤을 때 뒷면에 써진 문구나 디자인은 완벽하게 똑같다.
대체 뭐가 문제지.. 내가.. 내가 뭘 잘못한거지..?!!!
오류코드 0010이라고 나오는 것도 이상하고, 입력하는 내내 이미 본인인증을 했음에도 인증하라고 하고, ARS인증을 했음에도 인증하라는 문구가 나왔던 것이 조금 이상했다.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도 받아들이지를 못하는 것 같아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윈도우10 익스플로러, 모바일까지 해봤으나..
다 실패다.
그래.. 네가 원하는대로 해줄게.. 32비트 익스플로러를 실행하기로 했다.
대체 얼마만에 해보는 익스플로러 32비트 실행인가.. 2020년 1월에 이 모든 불편함이 끝난다.
심지어는 2020년도에 지원이 끊기는 윈도우7조차도 64비트를 사용한다. 대한민국에서 익스플로러의 사용 이유는 액티브X 외엔 아무것도 없다. 윈도우10에서도 당연히 액티브X 실행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누가 저렇게까지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겠는가.. PC를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도 저렇게까지는 사용하지 않는다.
조금은 다행스러운 점은 홈택스에선 이미 ActiveX 환경을 버리고 브라우저 공인인증 시스템을 채용했다. 따로 액티브엑스 설치를 하지 않아도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가능.. 하지만 써보니 이 역시도 불안정한지 잘 안된다.
인터넷 뉴스에서 잘 모르는 양반들은 윈도우7 지원 끊기면 이제는 엑티브엑스에서 해방! 따위의 소릴 하는데..
윈도우10 환경에서도 엑티브엑스는 잘 돌아간다. 다만, 기본 화면에서 익스플로러를 찾을 수 없어 따로 iexplore를 검색창에 쳐봐야만 보인다는 점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져 PC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엑티브엑스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를 모를 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썩어버린 보안프로그램은 이미 크롬에서도 따로 설치함으로서 사용되고있다.
영원이 사라지지 않을 바보들의 잔치.. 한국의 관공서나 은행권 등.. 보안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자신의 웹사이트나 회사 망 보안에 자신이 없기 때문.
해외 아마존, 이베이, 기타 은행 웹사이트는 뱅킹할 때 Active X의 존재 자체를 모를 정도로 그냥 죽죽 진행된다.
보안에 차원이 다르겠지..
여튼 7번 시도했으나 전부 실패.. 신용카드 중 후불카드로 하던가 아니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영업소가 있다던데 거기를 한번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