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는 불빛 하나 없고 내일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멀리 보이는 다리 위를 지나가는 버스와 자동차가 보인다.
저 많은 사람들은 대체 각자 어떤 삶을 살고있는걸까
오늘 아침에 그만둔 회사..
내 의지가 부족한걸까
아니면 이게 맞는걸까
기회를 놓쳐버린 것은 아닐까
수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걷다보니 보이는 한강양화2점이라고 써져있는 편의점
어두운 길에서 등대처럼 혼자 빛나고 있다.
예전의 나는 참 당당했던 것 같다. 무슨 일을 해도 내가 의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 후로 수년이 지나고서야 알게되었다. 내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란 것을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 중에 당장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너무도 한정적이다.
심지어는 나름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는 음악 쪽으로도 직업을 가질 수가 없다.
물가를 한참동안 걸어가며 생각해봐도
내일은 내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
이미 약간 늦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도
그저 야경과 도시의 불빛이 좋아서,
방 안의 답답한 공기를 견디지 못하고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나는 예전부터 밤에 산책하는걸 좋아했다.
다음 날이 피곤해도, 어두운 밤에는 나도 뭔가 의미있게 밝게 빛나는 등대가 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나의 길은 당장 코앞의 너무도 단순한 것조차 비추지 못 할 정도로 캄캄하고 혼자 남아있는 것만 같은지 모르겠다.
나도 누군가와 함께 의미있게 시간을 사용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지금과 조금은 다른,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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